낡은 책상 위, 어둠을 가르는 모니터의 푸른 차가움만이 방 안을 채우던 밤들이 있었다. 바닥을 치는 통장 잔고와 내일을 기약하기 힘든 끼니 앞에서 삶은 아슬아슬했으나, 머릿속만큼은 거대하고 뜨거운 상상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남들이 거창하고 세련된 기술만을 말할 때, 정작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조금은 황당하고 엉뚱한 아이디어였다. 누군가는 쓸데없는 짓이라며 웃어넘길 법한 소소한 불편함에서 출발한 구상이 점차 하나의 구체적인 서비스로 모양을 갖춰갔고, 시간을 쪼개어 밤새 코드를 짜는 일은 고단했으나 즐거웠다. 부족한 환경 속에서 오직 열정만으로 완성한 서비스가 마침내 세상에 첫선을 보이던 날, 그것은 그저 조용한 첫걸음일 뿐이었다.
가난한 방 한구석에서 쏘아 올린 작은 불꽃은 이미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폭풍이 되어 있었다. 나의 삶을 넘어 세상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을, 압도적인 지각변동의 막이 비로소 열리고 있었다.